1. 검토 배경: 이사회 결의가 있으면 청구 근거가 되는가
대표이사가 퇴임할 때 이사회 규정에 따라 별도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쟁점은 이사회가 지급을 의결했는지가 아니라, 상법 제388조가 요구하는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통제가 그 금액을 뒷받침하는지입니다. 이 글은 정관·총회가 기준이나 최고한도를 통제하지 않고 이사회 규정과 결의만으로 정한 임원 퇴직위로금·해직보상금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에 한정합니다. 세무·회계 처리, 공시, 총회 소집·결의 절차의 하자는 다루지 않습니다.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를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않았다면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합니다 [1]. 조문은 퇴직위로금이 보수에 포함되는지를 직접 말하지 않으므로 그 연결은 판결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의 하급심 판결은 서울중앙지법 2008. 7. 24. 선고 2006가합98304 판결로, 원문에 '항소'가 표시되어 있으나 이후 경과는 제공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급심 판단으로만 다루고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2]. 반면 해직보상금에 관한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은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4]. 두 판결은 심급도 대상 급여도 다릅니다.
2. 판단 요건: 무조건 위임은 안 되고 기준·한도는 가능하다
하급심 판결은 이사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을 퇴임한 자에게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 보고 제388조의 보수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388조가 정관 또는 총회로 보수를 정하게 한 취지는 이사가 스스로 보수를 정하면 과다 책정으로 자본충실을 해칠 염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
그 결과 판결은 위임의 허용 범위를 나눕니다. 정관 또는 총회가 이사회에 액수 결정을 무조건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다음 두 형태는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2].
- 이사 1인이 퇴직할 때마다 총회가 지급 가능한 최고한도액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이사회에 위임하는 경우
- 정관 또는 총회가 근속연수, 담당 업무, 책임의 경중, 재직 중 공로 등을 고려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이사회가 그 기준에 따라 액수를 정하는 경우
이 법리를 사건에 적용한 판단은 세 갈래입니다 [3].
- '이사의 퇴직금 지급은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는 정관 조항은 이사회의 재량 범위를 일정한 기준으로 제한하지 않아 무효입니다.
- 재직 중 보수·재직기간·직위라는 기준을 명시하고 총회 승인을 얻은 개정 전 규정에 기한 퇴직금은 적법합니다. 반대로 무효인 정관 위임에 근거하고 총회 승인도 없는 개정 규정에 기한 청구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 위로금 규정이 '재임 중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이라는 추상적 제한만 두고 산정 기준·지급시기·지급방법을 정하지 않아 이사회가 주주의 합리적 통제 없이 광범위한 재량을 행사하게 하므로 제388조 위반으로 무효입니다.
판결의 논리상 요건의 핵심은 위임 자체가 아니라 위임의 통제 정도입니다. 정관·규정에 기준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위로금 지급이 적법하려면 제388조 소정의 그 액을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3].
3. 총회 결의의 범위: 연간 보수총액 한도는 개별 위로금 승인이 아니다
흔한 오해는 총회가 이사 보수를 이미 승인했다는 사실을 개별 퇴직위로금의 승인으로 읽는 것입니다. 해당 사건에서 회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당해 회계연도 이사 보수를 10억 원의 범위 내에서 집행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법원은 이 결의가 1년간 이사들의 보수 총액을 승인한 데 그치므로 원고에 대한 퇴직위로금의 액을 정한 결의이거나 지급을 미리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이 판단은 사건의 결의 내용을 전제로 합니다. 총액 한도는 이사 전체의 연간 보수 규모를 통제하는 장치이고 특정 이사의 퇴직 시점 위로금의 액이나 산정 기준을 정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총회 결의에 특정 이사의 위로금 또는 산정 기준이 실제로 포함되어 있다면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같은 판결에는 위임 요건과 별개의 판단 근거도 있습니다. 경영 악화와 지배주주 변동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급기준을 대폭 증액하고 퇴임을 앞둔 대표이사에게 고액의 위로금을 정한 것은 자본충실을 지나치게 해하여 무효라고 본 것입니다 [3]. 이 글은 그 사건 사실에 기댄 이 사유를 결론의 근거로 쓰지 않고 한계로만 다룹니다.
4. 해직보상금: 대법원의 준용·유추적용과 퇴직위로금과의 연결
대법원 판결은 퇴직위로금이 아니라 의사에 반하여 해임될 경우 지급하기로 약정한 해직보상금을 다룹니다. 먼저 해직보상금은 의사에 반한 해임 시에만 지급되므로 직무집행 대가인 보수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보수와 같은 고용계약에 포함되어 그 계약과 관련해 지급되고, 정당한 이유의 유무와 관계없이 회사에 추가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을 들어 제388조를 준용 내지 유추적용했습니다 [4].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보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총회 결의를 요하지 않는다면 이사들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과다한 해직보상금을 약정해도 막을 수 없어 제388조의 입법 취지가 잠탈된다는 점, 그리고 거액의 해직보상금이 회사의 자유로운 이사해임권 행사를 저해해 주주총회의 권한을 사실상 제한한다는 점입니다. 결론은 정관에서 그 액을 정하지 않는 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만 회사에 청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여기서 원문의 판단과 작성자의 분석을 구분합니다.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해직보상금에 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뿐이고, 이사회 승인결의의 유효 여부는 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청구를 배척한 이상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며 판단을 생략했습니다 [4]. 따라서 이사회 승인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시했다고 쓸 수는 없습니다. 총회 결의가 청구의 요건이라는 법리에서 이사회 승인만으로는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따라올 뿐입니다. 해직보상금 법리를 퇴직위로금에 연결하는 것은 두 판결이 모두 급여의 액을 이사 쪽이 정하는 구조에 정관·총회의 통제를 요구한다는 공통점에 기댄 작성자의 비교 분석이며, 대법원이 퇴직위로금에 같은 판단을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5. 가상 사례와 반대 조건: 결론을 바꾸는 사실 하나
다음은 실제 고객 거래가 아닌 가상 사례입니다. A사 대표이사 갑이 퇴임했고, 정관에는 '이사의 퇴직위로금은 이사회 규정에 의한다'만 있으며 액수나 기준은 없습니다. 이사회 규정은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에게 이사회 결의로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만 정합니다. 총회는 연간 이사 보수총액 한도만 승인했고 갑의 위로금이나 그 기준·최고한도에 관한 결의는 없습니다. 이사회는 갑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판결의 순서대로 대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단 단계 | A사 사실 | 판결 법리와의 대응 |
|---|---|---|
| 정관의 위임 | 액·기준 없이 이사회 규정에 맡김 | 무조건적 위임으로 무효 판단된 구조와 같음 [3] |
| 규정의 구체성 | '특별한 공로'라는 추상적 제한뿐 | 산정 기준·지급시기·방법이 없어 제388조 위반 판단된 규정과 같음 [3] |
| 총회 결의 | 연간 보수총액 한도만 승인 | 개별 위로금의 액을 정하거나 미리 승인한 것이 아님 [3] |
세 단계를 더하면 A사의 사실관계에서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갑이 위로금을 청구하기 어렵다는 조건부 결론이 나옵니다. 이는 하급심 법리에 기댄 분석입니다.
판결 사건의 숫자로 기준의 의미를 대조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금액은 A사의 금액이 아니라 해당 판결의 사건 수치입니다 [3].
| 구분 | 내용 | 산식·금액 | 판단 |
|---|---|---|---|
| 기준을 명시하고 총회 승인을 받은 개정 전 규정에 기한 퇴직금 | 기본급 7,000,000원, 지급계수 6, 근속 2년 3개월 | 7,000,000원×6×(2+3/12)=94,500,000원 | 적법 |
| 기준 없는 규정에 기한 퇴직위로금(원고 주장) | 잔여임기 통상임금 1년분+1년분 | 215,252,000원×2=430,504,000원 | 규정 무효, 청구 불가 |
검산하면 6×2.25=13.5이고 7,000,000원×13.5=94,500,000원이며, 215,252,000원×2=430,504,000원입니다. 다만 두 금액은 같은 선상의 비교가 아닙니다. 하나는 퇴직금이고 하나는 위로금이며, 위로금 결의는 규정 무효 외에 자본충실 위반이라는 별도 사유로도 무효 판단을 받았습니다 [3].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위 94,500,000원은 총회가 승인한 명시적 기준에서 나왔고 430,504,000원은 그런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정해졌다는 구조의 차이입니다.
이제 사실 하나만 바꿉니다. 총회가 갑의 퇴임 시 지급 가능한 최고한도액을 정했거나, 총회가 승인한 규정에 근속연수·직위별 계수가 명시되어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이사회가 그 한도·기준 안에서 액수를 정하는 위임은 판결이 허용하는 유형에 해당하여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3]. 바뀌는 것은 규정의 이름이나 이사회 결의 유무가 아니라 정관·총회가 액수 결정 범위를 사전에 제한했는지입니다. 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이사회가 정한 금액이 한도·기준을 벗어나면 허용된 위임의 범위 밖이고, 총회 승인 없이 개정한 규정은 청구 근거가 되지 못했습니다 [3]. 또 퇴임 임박·경영 악화 속의 대폭 증액은 기준이 있어도 자본충실 위반으로 별도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해직보상금으로 사실을 바꾸면 요건이 더 선명합니다. 의사에 반한 해임을 이유로 한 해직보상금은 정관에 그 액이 없는 한 총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4]. 이 판단의 사실관계는 이사와 회사 사이의 고용계약에서 약정한 해직보상금이므로, 다른 형태의 급여에 확장하려면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6. 실무 귀결: 증빙이 입증하는 요건
아래는 모든 회사에 같은 서류 의무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위 요건을 입증하려면 어떤 자료가 어떤 요건과 연결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 자료 | 입증하려는 요건 | 판단 포인트 |
|---|---|---|
| 정관 조항 | 액 또는 산정 기준이 정관에 있는지 | 이사회 규정에 맡긴다는 문구뿐이면 무조건적 위임으로 평가될 수 있음 [3] |
| 총회 의사록 | 대상 이사, 금액·기준, 최고한도의 승인 여부 | 연간 보수총액 한도만으로는 개별 위로금 승인을 입증하기 어려움 [3] |
| 승인 규정 원본과 개정 시점 | 청구 근거 규정이 총회 승인을 받았는지 | 승인된 개정 전 규정과 승인 없는 개정 규정은 결론이 갈림 [3] |
| 이사회 결정 내역 | 결정 금액이 기준·한도 안에 있는지 | 허용된 위임은 기준·한도 범위 안의 결정에 한정됨 [2] |
정리하면, 정관·총회가 산정 기준이나 개별 최고한도를 통제하지 않고 이사회 규정과 결의만으로 정한 퇴직위로금은 하급심 법리상 청구가 어렵습니다. 해직보상금은 대법원 판단상 정관에 액이 없다면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관 또는 총회가 기준·최고한도를 정하고 이사회가 그 안에서 정한 금액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급심 판결의 이후 경과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개별 사안은 해당 회사의 정관·의사록·규정 원본과 현재의 법원 판단을 함께 대조해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출처
[1] 국가법령정보센터, 상법 제388조(이사의 보수). 조문 보기
[2] 서울중앙지법 2008. 7. 24. 선고 2006가합98304 판결(항소 표시), 2. 나. (1) (가). 판결 보기
[3] 서울중앙지법 2008. 7. 24. 선고 2006가합98304 판결(항소 표시), 1. 기초 사실, 2. 가., 나. (1) (나)·(다), (2). 판결 보기
[4]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판결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