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토 배경: 총액 승인과 개별 증액은 같은 결의가 아니다
대표이사 보수를 올릴 때 주주총회에서는 임원 보수 총액 한도만 승인하고, 대표 개인의 증액 폭은 대주주가 결재해 지급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이 글은 하나의 질문만 다룹니다. 주주가 1인이 아닌 주식회사에서 대주주의 결재·승인이 상법 제388조의 주주총회 결의를 갈음하는가. 판단의 근거는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입니다 [1].
범위는 이 쟁점에 한정합니다. 1인회사 입증 요건 전반, 자기거래, 퇴직금, 도급·운전기사 관련 손해배상, 세무상 손금·소득 처리는 다루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판결이 직접 판단한 내용과 작성자의 적용 분석은 구분해 표시합니다.
2. 원문 근거와 판단 요건
판결이 직접 밝힌 법리는 네 가지입니다 [1].
- 보수의 범위와 성격: 제388조의 보수에는 연봉·수당·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직무수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이사가 자신의 보수로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막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 총액·한도 승인의 한계: 주주총회 결의사항은 다른 기관이나 제3자에게 위임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보수 총액·한도액만 정하고 개별 지급액 등 구체적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은 가능하고, 이사회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주주총회의 직접 결정: 구체적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한 경우에도 주주총회가 직접 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 1인회사 법리의 한정: 1인주주의 의사가 결의 내용과 일치하면 소집절차 하자나 의사록 부재가 있어도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는 주주가 1인인 회사에 한한 법리입니다. 1인회사가 아니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주들이 동의·승인했다는 사정만으로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사안에서 대표이사는 2005년경부터 2008. 1.까지 연 약 19억 2,000만 원의 보수를 받다가 2008. 2.부터 크게 증액되었고, 증액분은 2008. 2.~12. 51억 8,000만 원, 2009년 55억 5,000만 원, 2010년 60억 9,000만 원, 2011. 1.~4. 14억 4,000만 원으로 합계 182억 6,000만 원이었습니다. 인사팀이 임원별 연봉 문건을 만들어 대주주 대표에게 결재를 받았고, 주주총회에는 전체 임원 보수 총액의 한도를 정한 의안이 상정되었습니다. 결재된 개별 연봉 합계와 승인된 총액은 일치하지 않았고 후자가 더 컸습니다. 그리고 증액 기간 대표의 구체적 보수액에 관한 이사회 결의도, 주주총회 결의도 없었습니다 [1].
대법원은 2008. 2.~2010년분 증액에 대해 제388조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전제의 원심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정관(2010. 12. 28. 개정 전)이 최고경영책임임원의 보수 결정에 이사회 결의를 요한다고 정하고 있었는데 그 결의가 없었고, 주주총회는 총액 한도만 승인했을 뿐 개별 보수를 정하지 않았으며, 1인회사로 볼 자료가 없는 이상 대주주 대표가 매년 결재·승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1].
3. 가상 사례 A의 단계별 적용 분석
아래는 실제 거래가 아닌 가상 사례이며, 판결 법리를 적용한 작성자의 분석입니다.
전제: A사는 주주가 복수입니다. 대표 보수는 연 2억 원이었는데 어느 해 1월부터 연 5억 원으로 올려 12개월 지급했습니다. 주주총회는 임원 보수 총액 한도만 승인했고, 대표의 증액은 대주주가 결재했습니다. 대표 개별 보수액에 관한 이사회·주주총회 결의는 없습니다.
① 제388조 보수 해당성. 증액된 연봉도 직무수행의 대가이므로 명칭과 무관하게 제388조의 보수입니다. 증액분이라는 이유로 보수 범위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1].
② 총액 승인이 개별 증액까지 정한 것인가. 판결은 총액·한도만 정하고 구체적 지급액을 이사회에 맡기는 방식을 허용하되 포괄 위임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안에서도 총액 한도 승인을 주주총회가 개별 보수를 정한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A사에서도 총액 한도 승인만으로 대표의 연 5억 원이 정해졌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판결 사안에서 결재 합계와 승인 총액이 달랐다는 점은 사실관계로 확인될 뿐, 그 불일치 자체를 별도의 무효 사유로 판시한 것은 아닙니다.
③ 대주주 결재가 1인회사 법리로 대체되는가. A사는 주주가 복수이므로 1인회사 법리가 적용되지 않고, 정족수를 충족하는 대주주의 승인만으로는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판결 사안에서도 대주주 대표의 매년 결재·승인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1].
④ 결의 없는 증액분의 반환 구조. 판결은 2011. 1.~4.분에서 종전(2008. 1. 이전) 보수 상당액을 공제한 나머지 증액 부분을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으로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고, 2008. 2.~2010년분은 같은 취지로 보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1]. 이 구조를 A사의 가상 숫자로 재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산식 | 금액 |
|---|---|---|
| 종전 보수(연) | 전제 | 2억 원 |
| 증액 후 보수(연) | 전제 | 5억 원 |
| 연 증액분 | 5억 − 2억 | 3억 원 |
| 월 증액분 | 3억 ÷ 12 | 2,500만 원 |
| 12개월 증액분 합계 | 2,500만 × 12 | 3억 원 |
| 4개월분 증액 | 2,500만 × 4 | 1억 원 |
| 12개월 지급 총액(참고) | 전제 | 5억 원 |
반환 쟁점이 되는 것은 지급 총액 5억 원이 아니라 종전 보수 상당액을 공제한 증액분입니다. 12개월이면 3억 원, 판결의 2011. 1.~4.와 같이 4개월분이면 1억 원입니다. 판결 사안에서도 전액이 아니라 기존 보수액을 넘는 증액 부분만 청구되었고, 원심은 그 범위에서 피고가 기존 보수 이상의 노무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동시이행·상계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1]. 다만 이 계산은 판결 구조를 가상 숫자로 재현한 것일 뿐 A사의 실제 반환 범위나 결과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4. 이사회 결재의 한계와 판결이 판단하지 않은 부분
대주주 결재를 이사회 결의로 바꿔 생각해도 쟁점이 남습니다. 판결은 위임이 총액·한도 범위 안의 구체적 사항에 한정되고 포괄 위임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1]. 그러나 판결 사안은 그 단계 이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관이 최고경영책임임원의 보수 결정에 이사회 결의를 요한다고 정하고 있었는데 대표의 구체적 보수액에 관한 이사회 결의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1].
따라서 이 판결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정관상 이사회 결의 요건조차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주주의 결재가 그 결의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점까지입니다. 반대로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경우 증액의 최종 유효성은 판결이 판단한 사항이 아니므로 이 글도 확정하지 않습니다. 총액 한도 안인지, 위임이 포괄적이지 않은지는 별도 사실관계를 보아야 합니다.
5. 사실 하나를 바꾼 반대 비교
결론을 좌우하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주주 구성과 결의의 주체·범위입니다. 아래 비교는 판결 문구를 A사 사실에 맞춰 대비한 작성자의 분석입니다.
| 구분 | 기준 사례 A | 변형 (a) 주주 1인 | 변형 (b) 총회가 개별액 결정 |
|---|---|---|---|
| 주주 구성 | 복수 | 1인 | 복수 |
| 주주총회 결의 범위 | 총액 한도만 | 형식 미비 가능 | 대표 개별 보수액까지 직접 결정 |
| 대주주 결재의 역할 | 개별 증액의 유일한 근거 | 1인주주의 의사 | 부수적 |
|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가 | 원칙적 불가 | 1인주주 의사가 결의 내용과 일치함이 증거로 입증되면 가능 | 판결이 가능하다고 한 방식 |
(a) 주주가 1인뿐이고 그 의사가 증액 내용과 일치함이 증거로 입증되면, 소집절차 하자나 의사록 부재가 있어도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판결 문구입니다. 다만 판결 사안은 한계도 보여줍니다. 2008년분에서 원고의 주주는 유진하이마트홀딩스 1인이었지만, 그 주주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대표의 개별 보수를 승인했다는 자료가 없었고, 그 주주를 대주주 대표 개인의 1인회사로 볼 자료도 없었습니다 [1]. 판결은 지배주주 대표가 매년 결재·승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으므로, 외형상 지배력만으로 1인회사 법리를 끌어올 수 없다는 점이 이 비교의 요점입니다.
(b) 주주총회가 대표의 개별 보수액까지 직접 정했다면, 판결이 이사회 위임 후에도 가능하다고 한 방식과 같습니다 [1]. 이 경우 쟁점은 대주주 결재가 결의를 대신하는가가 아니라 그 결의 자체에 하자가 없는가로 옮겨 갑니다. 결의의 주체가 대주주 개인에서 주주총회로 바뀌면 판단의 출발점이 달라지고, 판결 사안에서 결론을 가른 사실, 즉 개별 보수에 대한 결의 부재가 사라집니다.
6. 결산 전 점검과 증빙의 연결
이 절은 판결이 요구하는 서류 의무가 아니라, 위 요건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연결한 작성자의 실무 제안입니다. 모든 회사에 같은 서류가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주주 구성(1인주주 여부): 주주명부 등으로 증액 시점의 주주 수를 확인합니다. 1인회사 법리 적용 가능성을 가르는 첫 번째 사실이며, 복수 주주로 확인되면 대주주 결재로 결의를 갈음하기 어렵습니다.
- 총회 결의 범위(총액 vs 개별액): 주주총회 의사록이 임원 보수 총액·한도만 승인했는지, 대표의 개별 보수액을 정했는지 확인합니다.
- 정관상 보수 결정 절차 이행: 정관에 이사회 결의 등 별도 요건이 있다면 그 이행을 보여주는 이사회 의사록이 필요합니다. 판결 사안에서도 정관상 이사회 결의 요건 미이행이 파기 이유에 포함되었습니다 [1].
- 지급 금액과 시점: 증액 시점과 월별 지급액이 정리되어 있어야 위 계산표처럼 종전 보수 공제 후 증액분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조건부입니다. 복수 주주 회사에서 대주주의 결재·승인은 제388조의 주주총회 결의를 대체하지 못하고, 개별 보수 결의가 갖춰지지 않은 증액분은 사후 반환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결산 전에 대표 개별 보수에 관한 결의를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참고로 판결은 2011. 1.~4.분에 대해 회사의 사후 추인과 비채변제(민법 제742조·제744조)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1]. 이 점은 결의 흠결이 사후 사정으로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는 사실로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참고 출처
[1]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손해배상등·퇴직금).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